• shan0750

마지막 산책_나의 할망



“할망은 기쁩니다.”

제주에서 함께한 할머니와 손녀의 마지막 산책


우리가 만나는 제주의 모든 풍경이 담겨 있는 그림책

늦가을부터 겨울을 맞이하는 제주의 풍경은 차분하게 내려앉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사계절이 담겨 있는 듯하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이지만 결코 요란하거나 소란스럽지 않지요. 오름을 담은 표지부터 책장을 넘기면 펼쳐지는 섬의 모습은 제주의 풍경이 담뿍 담겨 있습니다.

방에 누워 매일 창밖으로 보이는 옆집 지붕만 바라보는 할머니에게, 손녀는 바다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밖으로 나오지요. 손녀는 할머니와 함께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닙니다. “할망, 어때?” 하고 물으면서요. 손녀와 할머니의 산책이 어땠는지 우리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둘의 산책길에 보이는 섬의 풍경들이 둘의 마음을 짐작케 합니다.



어린 시절과 가족의 풍경, 삶을 담은 나의 섬, 그리고 나의 할망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눈으로 본 제주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할머니 이야기도요. 어쩌면 작가에게 제주는 어린 시절 전부이자, 할머니이자, 그녀만의 섬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가 할머니의 이야기와 나고 자란 섬, 제주의 풍경을 엮어 만든 이 그림책은, 한 소녀의 목소리로 그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할머니의 삶을 짐작케 합니다. 그 둘의 관계도요. 아니, 어쩌면 그들을 바라보는 섬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바람이 많이 붑니다. 목도리를 하고 털모자를 써도, 바람은 단단하고 차갑습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가지들을 꽉 붙잡고 있는 건 마치 섬이 나무를 움켜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차분한 저녁 바다와 바람 한 점 없는 따뜻한 겨울 바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치 인생의 굴곡처럼요. 할망의 삶을 지켜본 섬 제주가 작가의 손끝에서 그려졌습니다.

누군가의 삶은 다양한 시선과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될 텐데요, 그 삶은 그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누군가에 의해 단단해지는 것 같습니다. 손녀가 기록하는 할머니와의 마지막 산책, 할머니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는 온전한 섬의 모습으로 남았습니다. 손녀의 고운 마음과 함께요.



조회 171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