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an0750

소복히 덮힌 추억 느낌 | 먼지깨비

아주 흐뭇했던 기억 하나, 잃어버린 물건 찾기

여러분은 혹시 이사 갈 때라든지, 짐을 옮길 때, 옷을 입을 때, 잊고 있던 물건이 아주 엉뚱한 곳에서 뽀얀 먼지와 함께 '짠' 하고 나타난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언젠가 한참 동안 찾아 헤맸던 물건을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우연히 찾았을 때, '이게 여기 있었네." 하며 좋아했던 바로 그 기억 말이에요. 그 언젠가 여러분을 즐겁게 했던, 마치 누군가가 나 몰래 살며시 가져다 놓은 것만 같던 기억은, 바로 먼지 풀풀 도깨비인 '먼지깨비' 덕분에 생긴 일이지요.



먼지깨비가 사는 곳은 바로 먼지 마을이에요. 우리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지요. 하지만 우리 집 구석 어딘가에서 몽글몽글 모여 있는 먼지를 살포시 걷어 내고 고개를 쏙 들이밀면 나올 것만 같은 세상이지요.


그 마을에 살던 먼지깨비는 어느 날 아주 낯선 세상과 만납니다. 산을 오르고 하늘을 오르고 구름을 넘어 어떤 아이가 사는 방에 이르러요. 무언가를 잃어버려 울고 있던 아이를 보며 먼지 마을에 떨어진 물건을 생각하고는 얼른 다녀와 살며시 갖다 놓지요. 그때부터 먼지깨비는 낯선 세상을 자주 들락거립니다. '잃어버린 물건 찾아 주기'라는 아주 재미있는 일이 생겼거든요.





아주 낯선 세상에 사는 아이의 물건을 되찾아 주면서 행복을 느낀 먼지깨비가 그때부터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 주게 되었다는 것이 그림책 『먼지깨비』 이야기의 큰 틀입니다. 어떻게 해서 먼지깨비가 태어났는지 궁금하지요? 이연실 작가가 프랑스에 있는 스트라스부르에서 공부할 때, 어느 날 다락방에서 조그마한 물건을 잃어버리고는 아주 우연히 먼지깨비를 만났지요. 그 비밀 이야기가 바로 먼지깨비와 먼지 꽃밭, 먼지 늪, 먼지 산이 있는 먼지 마을 이야기예요. 혼자만 간직하던 비밀 이야기를 다듬고 다듬어 그림책으로 펴냈지요.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이야기여서 그랬대요. 물론 아직도 먼지깨비는 자기 이야기가 이렇게 그림책으로 나온 줄은 모르고 있답니다.



사 차원 세계, 먼지깨비의 먼지 마을

먼지깨비와 먼지 마을을 만들기까지, 두 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다듬고 또 다듬고, 요리조리 이리저리 밑그림을 그리고 또 그렸어요.


이연실 작가는 천 조각과 솜, 실을 써서 자연스럽고 친근하고 조금 더럽고 사랑스러운 먼지깨비를 만들려고 애를 썼어요. 그 덕분이었을까요? 왠지 사 차원 세계인 먼지 마을에 진짜 있을 것만 같은 도깨비가 태어났지요. 실제 일곱 살 아이가 지내는 것처럼 꾸민 아이 방과 책상, 책꽂이의 책들 하나하나 정성을 다했고, 먼지 꽃밭, 먼지 동산, 먼지 늪이 있는 커다란 먼지 마을 세트를 만들 때는 정성은 물론 기나긴 시간을 들여야만 했어요.



이렇듯 『먼지깨비』는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고, 그리고, 오리고 붙여 캐릭터와 소품, 배경을 완성한 뒤, 알맞은 구도로 배치해 장면에 어울리는 조명을 써서 사진을 찍어 완성했지요.

작품에 어울리는 장면을 얻으려고 김향수 사진 작가와 끊임없이 의논하면서, 즉석 사진 수십 장을 뽑아 마음에 들 때까지 고민하고 사진 찍는 작업을 되풀이했어요.



먼지깨비의 숨결을 불어넣은 빛의 예술

입체로 작업한 그림책은 보통 그림보다 형태감이 뚜렷하고, 위아래의 공간감이 또렷해서 그림책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입체 작품의 이런 장점을 잘 살리느냐 못 살리느냐는 빛그림(사진)에 달려 있어요. 캐릭터를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게 하는 힘은 빛그림일 거예요. 유아 스테디셀러인 『구름빵』을 평면과 입체의 어울림을 살려 비 오는 날을 따뜻하게 빚어 낸 김향수 작가는, 이번 책 『먼지깨비』는 안개 가득한 먼지 마을을 어릴 적 기억처럼 아스라이 느낄 수 있게 빚어 내었습니다. 안개 가득한 뽀얀 먼지 마을 세계는 어둡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아이가 있는 현실 공간은 밝고 따뜻하게 담아냈습니다. 또한 먼지깨비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적절한 빛의 강약을 느낄 수 있게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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