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an0750

무너지고 부서지고_파도가 온다

작은 파도와 놀고 즐거워하고 도망치는 이들!

큰 파도에 맞서고 달려들고 올라타는 이들!

파도도 가지가지! 파도와 노는 방법도 가지가지!



아이들은 왜 파도가 오는 곳에 모래성을 쌓을까?

첫 그림책《너는 누굴까》로 볼로냐 도서전 라가치 상을 수상한 안효림 작가의 신작, 《파도가 온다》가 시원하


게 다가왔습니다. 안효림 작가의 그림책은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반전이 큰 특징인데요, 이번 그림책도 예외는 아닙니다. ‘파도가 온다’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 이번 그림책은 바다에서 모래성을 쌓으며 파도를 기다리는 아이들 이야기입니다. 사실 꼭 그 이야기만은 아니에요. 그러면 너무 따분하잖아요! ‘파도’ 하면 다들 크고 시원한 무엇을 떠올리지 않으세요?

한 아이가 성을 쌓습니다. ‘파도보다 높게, 파도보다 튼튼하게!’ 쌓습니다. 하지만 성은 낮은 파도에도 무너져 버립니다. 이번에는 여러 아이가 함께 와서 성을 쌓습니다.

성을 쌓자.

커다랗게 쌓자.

거인도 살고, 공룡도 살게!

또 파도가 몰려옵니다. 아, 이번 파도는 아슬아슬하게 성 앞에서 멈추었습니다. 아이들은 다시 성을 더 높이 쌓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또다시 파도를 기다립니다.

온다.

파도가 온다!

이번에는 제법 큰 파도가 몰려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이윽고 파도가 거세게 몰아칩니다. 성도 무너지고 아이들도 집어삼킬 기세입니다. 아이들은 깜짝 놀라 잽싸게 달아납니다. 아이들은 왜 굳이 파도가 오는 곳에 모래성을 쌓을까요? 파도가 오지 않는 곳에다 성을 쌓으면 무너지지 않는데 정말 왜 그럴까요?



게들은 왜 파도가 오는 곳에 집을 지을까?

갔다! 거인도 갔다.

공룡도 갔다.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서 뭔가가 고개를 내밉니다. 바로 게들입니다. 게들은 파도도 가고, 아이들도 떠난 자리에서 빼꼼빼꼼 나타나 파도에 무너지다 만 모래성으로 모여듭니다. 처음에는 몇 안 되던 게들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셀 수도 없이 많이 모였습니다.

가자.

하늘 끝까지 가자.

파도랑 같이 가자!

게들은 이제 무너진 모래성에 모두 모였습니다. 그냥 모인 게 아니라 서로 올라타고 손을 붙잡고 섰습니다. 그러더니 외칩니다.

온다.

파도가 온다!

정말정말 커다란 파도가 몰려옵니다. 아이들이 놀라 도망간 파도보다 더 큰 파도가 몰려옵니다. 게들은 정말 왜 그러는 걸까요? 무슨 일을 저지르려고 저러는 걸까요? 저 파도가 하나도 무섭지 않을까요? 게들은 아이들보다 더 대담합니다. 커다란 파도에 온몸으로 맞서려고 버티고 섰습니다. 드디어 파도가 몰려왔습니다. 게들은 파도와 부딪치며 올라타며 거친 파도를 즐깁니다. 아이들이 무서워서 피한 파도를, 게들은 거침없이 타고 놉니다.




성이 무너지고 집이 부서져도 신나는 놀이터, 파도!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이들과 게들이 왜 파도가 오는 곳에 모래성을 쌓고 집을 짓는지를 말이에요. 아이들과 게들한테는 파도가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놀이터입니다. 아이들은 파도가 아무리 성을 무너뜨려도 쌓고 또 쌓으며 즐거움을 맛봅니다. 이 맛이 없다면 굳이 바다에 와서 모래성을 지을 필요도 없겠지요.

게들은 아이들이 떠난 자리에서 커다란 파도와 놀려고, 부딪치려고, 맞서려고 모래 속에 구멍을 파고 집을 짓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굳이 거친 모래 속에 집을 짓겠어요?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지요?

이제 안효림 작가가 파스텔로 만든 환상 속으로, 멋진 파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볼 차례입니다. 성이 무너지고 집이 부서져도 신나게 놀 수 있는 우리의 놀이터, 파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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